안녕하세요~ 서울 160번 버스 강기사입니다~
금일 중년의 여성 승객분께서 너무나 귀한 선물을
주고 가시어 간만에 몇글자 끄적여 봅니다~
마포경찰서 정류장에서 중년의 여성 승객분께서
타셨는데 '잔액이 부족합니다' 라고 뜨고.. 한참을
무언가를 찾으시더니 만원짜리밖에 없으셨나봐요.
저희는 현금없는 버스 시행중이라 따로 돈을 받지는
않고 계좌이체 안내문을 드린답니다~ 연배가 있는
승객분들은 계좌이체 불편하시니 평소 하던데로
잔액 얼마뜨는지 봐달라고 여쭤보니 700원이..
제가 이번에는 어린이요금 (550원) 으로 찍을께요
괜찮으세요? 여쭈니 너무 죄송해요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이게 서로 깔끔하고 좋아요~~ ㅎㅎ 라고
기분좋게 마무리~ 하고 계속되는 만차로 정신없이
가고 있는데 종로5가 지나니 갑자기 앞으로 오셔서
(뒤쪽에 계셨음) 앞으로 내릴께요~ 하시면서
왠 하얀종이를 손에 쥐어주시고 내려서 가시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거지? 하며 혼자 뻥찌고..ㅎㅎ
안전하게 운행마치고 종점에서 종이를 펼쳐보니
세상에나 편지와 함께 꼬깃한 만원짜리 한장이..ㅠ
회사 관리자분께 말씀드리니 승객이 고맙다고 주신
선물이니 기사님 쓰세요~ 하고 허락(?) 받았네요ㅎ
편지 내용을 보니 다른 시민덕분에 잃어버린 폰을
빨리 찾으셔서 안도하셨는데 제차 타시면서 카드
잔액이 없으시어 당황하실뻔 했던 부분을 빠르게
해결하게 되어 기분이 매우 뿌듯하셨나봐요~
제가 더 뿌듯했답니다~
아무쪼록 퇴근시간이라 무척 힘들어서 녹초가 될 뻔
했는데 귀한 선물 덕분에 힘이 더 솟아버렸네요^^